구속의 은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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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부터 이유 없이 몸에 물집이 생기고, 원형탈모가 와서 동네 피부과를 다니다가 결국 큰 병원에 가 보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대여섯 개이던 물집이 온몸에 퍼지고 피부가 벗겨지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대학병원에 예약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일 기다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아내와 함께 간절히 기도하고 아침 일찍 병원에 갔습니다. 예약담당자에게 사정을 얘기했을 때 피부과에서 이런 일은 흔하지 않은데 때마침 예약을 취소한 사람이 있다 하며 가자마자 진료를 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셨구나”하고 인도해 주심을 느끼며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상태는 점점 심해졌고 확진을 보류한 채 ‘전신성 농포 건선’ 치료를 했습니다.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나 최종 ‘낙엽 천포창’이라는 병으로 확진을 하고 바로 항암주사 투여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처음 듣는 병명이었습니다. 천포창 치료 전문의가 계시는 병원으로 옮긴 후에 하나님은 더욱더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입원한 병동에는 아주 깨끗하고 거의 저와 아내만 이용하게 되는 예배당이 예비 되어 있었고, 수시로 예배당에 드나들며 찬양을 틀고 예배하며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5인실 병실에서는 커튼을 두르면 저와 아내가 같이 기도하고 은혜를 나누는 지성소가 되었습니다. 입원 중 옆 병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10일간의 코호트격리에 들어갈 때는 정말이지 큰 고래 뱃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요나가 된 것 같은 경험을 하게 해 주셨습니다. 병실 밖으로도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더욱 우리에게 “나한테만 붙어 있으라”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하나도 부족함이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주님이 지켜 주셨습니다.
집에 찾아와 머리를 잘라준 집사님, 퇴원하는 날 집까지 픽업과 식사를 준비해준 집사님들, 주님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사는 한 식구임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약을 복용하고 있고 재발의 위험도 있지만, 하나님이 복 주시려고 이러한 고난의 시간을 허락하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힘든 상황의 파도가 오더라도 하나님과 함께하는 흔들리지 않는 배를 타고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주시고 피할 길을 이미 예비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하나님께 영광! |